왕건왕릉

왕건왕릉은 고려 태조 왕건과 신혜왕후 유씨가 함께 안장된 합장릉으로 본래의 명칭은 현릉(顯陵)입니다. 918년 고려를 세우고 26년간 재위했던 태조 왕건이 943년에 67세로 세상을 떠나자 만월대 서쪽 송악산 지맥인 만수산 언덕에 조성하였습니다.

그러나 외세의 침입 등 나라에 전란이 있을 때마다 부아산 향림사나 봉은사, 강화도 등 안전한 곳으로 능을 옮겼다가 다시 모셔 와 현릉에 안장하곤 했습니다. 조선 영조 때 개성 유수를 시켜 석물과 정자각을 고쳤고, 여러 번 보수하면서 고려 때의 원형과 달라졌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여러 번 도굴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석실분인 능의 묘실 내부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동벽에는 매화와 청룡, 서벽에는 노송과 백호가 그려져 있으며, 북벽의 벽화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또한 천장에는 8개의 별이 그려져 있습니다. 1992년 능을 확장 보수하는 과정에서 황제의 상징인 통천관을 쓰고 있는 왕건 청동상과 옥띠 장식이 발굴되기도 하였습니다.

1994년 개건 당시 봉분 둘레에 12지신을 새긴 12각의 병풍돌과 석재 난간을 둘렀고, 첫째 단과 둘째 단에는 고려의 개국공신을 비롯한 8명의 석상을 양쪽에 각각 4기씩 배치하였습니다. 능 입구에 있는 정자각은 6·25 전쟁 때 파괴된 것을 이후에 복원한 것입니다.